1999년 7월,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지 불과 7년 만에 점포 수 170 여 개, 매년 30~4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스타벅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우리나라 고객의 감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성공적으로 부응한 스타벅스만의 감성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사실 스타벅스는 미국에서는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동네다방’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일명 ‘럭셔리다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점심식사에 맞먹는 가격인 오천원이라는 한 잔의 커피를 통해 그들만의 감성, 그들만의 여유, 그들만의 생활 속 작은 명품을 느끼고 즐기게 해 준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스타벅스 커피의 맛 뿐 아니라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감성적 만족을 구매토록 한 것이다.
현대사회의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미래학자 롤프 옌센이 빠질 수 없다. 덴마크의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 소장인 롤프 옌센이 저술한 '드림 소사이어티(the dream society)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 라는 책을 보면, '정보화 사회 다음은 어떤 사회가 도래할까?' 라는 화두로 시작된다. 그는 인류가 걸어온 역사는 크게 '수렵 -> 농경 -> 산업 -> 정보' 사회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는 정보화 사회와 그 다음 사회인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공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는 몇 십년 후에 도래하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도래해 있는 현실적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를 주창하면서, 정보화 사회 다음의 시대는 인간의 꿈과 신화와 감성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사실 아직 정복하기 힘들고 측정 가능성이 모호한 영역이지만, 많은 미래학자들은 다음 시대의 키워드로 이러한 감성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다면 감성적 소비자를 대응하는 기업 역시 감성적으로 무장해야만 살아 남을 것이고, 감성적 콘텐츠는 점점 더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감성 마케팅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21세기는 바야흐로 소비자의 머리가 아닌, 가슴을 움직여야 하는 시대다. 감성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심리적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성이나 취향을 눈에 보이는 색채, 형태, 소재를 통해 형상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감성 마케팅은 소비자의 감성에 어울리는, 또는 그들의 감성이 좋아하는 자극이나 정보를 통해 제품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소비 경험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방법이다. 감성 마케팅의 특징은 자극을 통해 소비자들의 무의식적 반응을 이끌어 내고, 이를 매출 증대로 연결한다는 데 있다. 이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직관과 이미지 중심의 감성으로 자극하는 편이 좀더 쉽고 직접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에는 이러한 감성 마케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주목할 감성 마케팅 키워드로 '펀(Fun)', '웜(Warm)', '디지로그(Digilog)'를 제시하고 있다.
다양해지는 고객 층-'펀(Fun)' 마케팅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먼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된 디지털 기기, 캐릭터를 담은 일러스트 패션 등 유머와 재미를 주요 컨셉으로 다룬 '펀 제품(Fun product)'과 고객을 즐겁게 하는 '펀 마케팅(Fun marketing)'이 크게 유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펀 마케팅의 매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것으로,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인터넷 쇼핑을 보다 편하게 느끼고 틈나는 대로 인터넷을 서핑하며 재미난 것을 찾아 다니는 신세대 소비자들이 펀 마케팅 확산의 주역이다. 최근에는 점잖은 명품 브랜드들도 펀 마케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려하고 유머스러운 일러스트 티셔츠를 선보인 '크리스찬 디오르'나 클래식한 로고 바탕에 뜬금없이 원색적인 과일 무늬를 넣은 '루이비통' 가방, 화려한 디자인의 ‘몽블랑’ 만년필 출시 등 명품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오랜 여운과 감성적 공감-'웜(Warm)' 마케팅
그 동안 고급스럽고 심플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쿨(Cool)' 마케팅이 유행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감성에 호소하는 따뜻한 '웜(Warm)' 마케팅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보인 'LG싸이언' 광고에서는 두 남녀 모델이 일상처럼 꾸밈없이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별 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자연스러운 대화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비자들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단말기의 업그레이드 된 기능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이러한 기능이 쓰여질 수 있는 상황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웜 마케팅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랜 여운을 남기고, 감성적 공감을 불러 일으키면서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대표 정서인 '정(精)'이라는 감성에 더 깊게 파고 들고 있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기질적으로 웜 마케팅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웜 마케팅 유행은 한 동안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 '디지로그(Digilog)' 마케팅
2006년 사람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 한 광고가 인기를 끌었다. 한 할머니가 휴대폰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물을 짓는다. 화상 휴대폰 화면에는 또 다른 할머니의 사진이 떠 있다. 할머니는 아무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느린 화면 가득히 그리움이 묻어난다. 모이동통신회사의 광고로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추억과 향수, 그리움 등 아날로그적인 정서에 대한 욕구는 여전하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해주는 트렌드가 바로 '디지로그' 마케팅이다. 디지로그(Digilog)란 '디지털(Dig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적 정서의 융합을 의미한다.
이연수 LG경제연구원 경영연구그룹 선임연구원은 "펀 마케팅, 웜 마케팅, 디지로그 마케팅은 사람의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어필하는 감성 마케팅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러한 감성 마케팅 활동은 갈수록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광고와 제품을 보라. 현대오일의 에스오일 송, 현대카드의 캐릭터 광고, 신한카드의 헬로키티 신용카드 출시 등이 모두 이런 감성 마케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여유로운 생활, 빠른 인터넷 속도감 속에서 감성과 재미를 추구하며 몰두한다. 내가 꼭 필요해서 적당한 값에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치 않더라도 감성과 감동, 재미있는 이야기를 선물한다면 기꺼이 그 이상의 값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즐긴다. 그 누구보다 딱딱하고 하드한 은행권, 카드사에서 이와 같은 혁신적인 변화와 우리를 즐겁게 하는 감성은 결국 그 기업의 이미지를… 다시 말해 은행의 문턱을 더 자주 드나들게 하고, 그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엄청난 역할을 수행해낸다.
감성 마케팅! 그 중심에 캐릭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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