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는 달리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또한 상승하고 있으며 제작 편수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이 주는 식상함과 낮은 질적 수준은 어린이들조차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이 처해 있는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짚어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의 현황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시청자들의 니즈에 발 맞추어 국내 방송국에서는 많은 어린이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다. MBC에서는 대표적인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를 비롯하여, ‘장금이의 꿈’, ‘쾨걸롱맨’ ‘나롱이’ 등이 방영 중이며 KBS에서는 ‘TV유치원 하나 둘 셋’, ‘원피스’, ‘어린이 뉴스탐험’, ‘쏙쏙 어린이 경제나라’ 등을 방영하고 있다. SBS는 ‘짱구는 못 말려’, ‘빛의 전사 프리큐어’, ‘TV영어마을’ 등을 방영하고 있으며 EBS는 ‘방귀대장 뿡뿡이’, ‘딩동댕 유치원’, ‘뚝딱뚝딱 밥 아저씨’ 등을 방영하고 있다.
많은 제작 편수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제작된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편 때마다 새로이 또는 별다른 변화 없이 계속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TV로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며 그 프로그램의 척도가 어른들이 보는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청률만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문제점
그렇다면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드라마, 쇼와 같은 성인대상 오락 프로그램의 제작에는 상당히 많은 인력과 장비, 높은 비용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반면,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지원은 상대적으로 미약해 결과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의 질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둘째, 애니메이션 위주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편성된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의 정서적 발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교육적인 정보전달과 어린이들의 사회화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작품은 상당부분 해외에서 제작된 것으로 외국의 문화적 내용과 감수성으로 채색되어 있다. 어린이들은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비판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수입 애니메이션이 담고 있는 문화적 요소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편성비율을 줄이고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적이고 비폭력적인 작품 편성이 필요하다.
셋째,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출연자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어린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개그맨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고 친근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으나, 자칫 어린이들의 사물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사고를 가볍게 만들 우려가 있다.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어린이들과 동일시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어린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와 특징, 정서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기본적으로 어린이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이해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시청자는 어린이이지만 기획, 제작자는 성인일 수 밖에 없는 기본적인 한계는 있다. 하지만 어린이에 대한 충분한 연구, 분석을 바탕으로 등장인물, 배경, 스토리, 진행방법, 제작 목적 등을 세우고, 여기에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교육적 요소를 가미한다면 국내에서 제2의 텔레토비가 탄생하는 일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충분한 자본, 인력, 장비 등의 지원이 바탕이 되어야 하겠다.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의 변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자각과 함께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조금씩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학부모들과 교육계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EBS ‘방귀대장 뿡뿡이’ 이다. 방귀대장 뿡뿡이는 3~5세 유아 대상의 놀이교육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시청함과 동시에 놀이도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방귀 ‘뽕’, 똥 ‘뿌직’ 이라는 단어를 사용, 소리에 민감한 아이들의 특성을 살려 흥미를 유도한다는 점과, 하루에 한가지 주제를 정해 놀이형식으로 진행하여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렇듯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이 당면한 문제점을 연구하고 어린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획, 제작되는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발전된 어린이 프로그램과 비교해 볼 때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EBS의 어린이 프로그램 ‘천사랑’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 제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방귀대장 뿡뿡이'에 이은 EBS 최대의 야심작 ‘천사랑’이 (주)위즈엔터테인먼트와의 전격 제휴로 11월 초 방영을 앞두고 있다.
‘천사랑’은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사상 40여 억원이라는 최대의 투자 비용과 ‘방귀대장 뿡뿡이’를 기획한 연출자를 비롯한 최고의 전문 스텝으로 기획,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의 수준을 한단계 올려 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사랑’은 유아 창의력 개발 프로그램으로 국내 최초 손인형과 탈인형이 융합된 프로그램이다. 하늘나라의 7명의 천사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땅창을 통해 지상으로부터 올라오는 생소한, 처음 보는 물건들을 탐색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는 스토리는 아이들에게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의 본질과 원리를 다시 한번 사고하고 새로운 발상을 이끌어내게 한다. 다시 말해, 아이들의 사고력, 창의력 개발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인 것이다. 또한 천사라는 소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어린이의 꿈의 대상으로서 상상력을 유발시키며, 천사에 대한 동경으로 주인공들의 행동을 따라하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만든다.
유아동 전문가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연구로 기획부분에만 상당한 기간과 인력을 투자한 ‘천사랑’은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EBS 어린이 프로그램 '천사랑' 캐릭터> <'천사랑' 촬영 세트장>
전세계 어린이들과 함께 해온 텔레토비는 유아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수년간에 걸친 연구 조사를 거쳐, 듣고 말하는 능력이 완전치 못한 2~5세 유아들의 시각에 맞추어 제작되었다.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유아교육과 언어학의 집결체인 것이다.
현재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은 텔레토비와 같은 세계적인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린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어린이 맞춤 프로그램’을 제작, 그리고 이를 위한 충분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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