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는 달리 어린이들이 공연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에 대한 어린이들의 접근성이 선진국보다 한참 떨어져 있음은 분명하나 국내 어린이 공연 문화의 발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어린이 공연을 대표하는 어린이 뮤지컬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국내 어린이 뮤지컬의 성장
근래 자라나는 세대는 지능지수(IQ) 못지않게 감성지수(EQ)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문화공연과 뮤지컬을 접할 기회를 갖게 된다. 부모 뿐만 아니라 예술계와 문화정책 당국도 이러한 현상의 필요성에 눈을 떠가고 있으며 이 덕에 공연계의 불황을 딛고 어린이 뮤지컬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과거, 국내 공연 문화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대학로에서 어린이 뮤지컬과 공연은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2005년 3개의 소극장을 갖춘 아동극 전용 복합 극장이 문을 열었으며 대학로에서는 처음으로 아동극제의 막이 올랐다. 정부도 문화예술교육과를 신설하고 관련 예산 250여 억원을 편성하였다.
최근에는 어린이 공연만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공연 기획사, 어린이 뮤지컬 전용관이 나타나고 있고 그 투자 규모나 작품의 스케일 또한 커져 가고 있는데 그 만큼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어린이 뮤지컬 전용관으로 대표적인 곳이 '롯데월드 예술극장'이다. '롯데월드 예술극장'은 2005년 어린이 뮤지컬 전용관으로 재오픈하면서 '파워레인저', '가면라이더', '어린이 캣츠', '개구리 중사 케로로' 등 어린이 공연으로 100일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새로운 어린이 공연 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어린이 뮤지컬과 캐릭터
국내 어린이 뮤지컬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게 되는데 바로 '캐릭터 뮤지컬'이다. 어린이 뮤지컬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소재의 발굴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이러한 고민의 해결책으로 인기 캐릭터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캐릭터는 보다 쉽게 소재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갖고 있는 인지도와 인기를 통해 어느 정도의 관객 수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캐릭터 마케팅이 곧 공연의 홍보, 마케팅으로 연결됨으로 Co-Marketing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캐릭터 뮤지컬은 현재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흥행에 성공한 어린이 뮤지컬의 대부분이 캐릭터 뮤지컬이란 점을 볼 때 인기 캐릭터가 곧 흥행 보증수표가 되는 셈이다.
 <어린이 뮤지컬 '케로로중사'>
국내 어린이 뮤지컬의 문제점
어린이 공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관객이 늘어나면서 어린이, 가족 뮤지컬의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바뀌었으나 아직 공연작 작품 수준은 평균 이하가 대부분이다. 해외 어린이 뮤지컬이 공연할 때 마다 관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는 모습은 이런 부분을 잘 보여주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
고전을 번안한 경우 창작성이 결여되고 기존 메이저 제작사의 컨텐츠를 그대로 답습하는 수준 밖에 안되는 경우가 많으며 창작극일 경우에도 소재의 빈곤, 스토리 구축의 한계 등으로 낮은 작품 수준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 뮤지컬의 경우에도 인지도있는 캐릭터와 재미만을 강조, 어린이 뮤지컬에서 꼭 필요한 정서 배양, 교육적 요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어린이 뮤지컬의 경우 재미, 교육, 감성, 흥미 등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어야 하는 만큼 성인 뮤지컬 이상의 노력과 시간, 자본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런 부분이 충족 되지 않는 한 어린이날 몰리는 관객을 나누기 위한 공연 이상은 되기 힘들 것이다.
신개념 어린이 뮤지컬 '부비 콩따콩!'
어린이를 위한 보다 수준 있는 창작 컨텐츠의 필요성의 대두와 함께 가족 뮤지컬 “부비 콩따콩!”이 성인 공연물에 버금가는 6억원의 예상제작비를 투여하여 기획 중에 있다.
국내 유일의 문화산업 특성화 대학인 청강문화산업대학과 위즈가 공동으로 준비 중인 이번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시놉시스 개발과 대본, 음악 등 텍스트 개발을 진행, 현재 2006년부터 본격적인 공연 개발과 프로덕션 작업을 통해 쇼케이스를 거친 후 2007년 4월 대중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의 뮤지컬 관련 학과와 기업이 협력, 기획하는 어린이 뮤지컬로, 전문적인 제작인력과 마케팅, 홍보 활동, 창의적이고 탄탄한 스토리 등 성공적인 뮤지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뮤지컬은 어린이 뮤지컬 사상 이례적으로 각 분야 최고의 제작진들이 모였다.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청강대 이유리 교수가 총 디렉터를 맡았으며 다수의 연극, 오페라, 무용, 국악 공연의 기술 감독을 역임해온 구근회 교수가 기술감독을 맡았다. 이외에 '세일즈맨의 죽음' 등의 작품을 연출한 박정민 PD, '꽃잎', '이재수의 난' 등 다수의 영화와 뮤지컬 음악을 맡았던 원일 작곡가, 'Passion of the rain' 등을 연출한 최성신 PD, 어린이 뮤지컬 '연금술사' 등의 극본을 맡은 박새봄 작가가 참여하였다.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한 이번 뮤지컬은 그 동안 국내 어린이 뮤지컬이 갖고 있던 작품 수준에 대한 문제점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국내 어린이 뮤지컬 발전에 큰 일익을 담당하리라 기대한다.
 
<세사미스트리트> <뮤지컬 '어린이 캣츠'>
우리는 미국의 '세사미스트리트'나 영국의 '텔레토비' 등 유명 캐릭터들이 모두 정기 공연물로 제작,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내고 지금까지도 전세계 어린이와 만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어린이 뮤지컬이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전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사, 공연 제작진 그리고 관객의 더 큰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부비 콩따콩!' 뮤지컬이 이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 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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