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에서의 캐릭터의 역할
최근 들어 치열한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캐릭터의 활약이 단연 돋보이고 있다.
NTT도코모(DoCoMo)의 캐릭터인 `도코모다케`는 최근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광고 캐릭터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일본의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캐릭터 사용은 제법 오래 전부터의 일이며, 본사 차원에서라기보다 지역 대리점들이 차별화된 시장 선점을 위해 사용한 것이 그 시작이 되었고 처음에는 주로 광고나 청구서 동봉 DM등 소극적인 사용에 그쳤으나 최근 들어서는 CF 광고, 홍보, 모바일게임, 음성서비스 등의 유료 컨텐츠에서의 사용으로 부가적인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 게다가 캐릭터는 정서적인 접근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요금제도나 서비스 정책을 고객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도코모다케는 ‘도코모의 버섯’이라는 의미와 ‘도코모만..(가능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간간히 새로운 도코모다케 식구들을 추가시켜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감으로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이 캐릭터에 집중하고 관심을 갖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NTT도코모의 캐릭터 '도코모다케'> <NTT도코모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반면, KDDI의 오키나와 판매처는 2005년 판촉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역 자체의 캐릭터로 오키나와 천연기념물인 사슴으로 ‘au 사슴’을 개발했다. 사슴은 버섯을 먹고 사는 동물로 도코모다케에대한 우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싶은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au 사슴 역시 POP물, 웹사이트, 모바일 컨텐츠, TV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DDI의 오키나와 판매처에서 개발한 'au사슴' 캐릭터>
동경의 KDDI 본사 역시 새로운 서비스를 친근하게 고객에게 전달하는데 있어서 캐릭터의 힘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음악다운로드 서비스인 LISMO의 판촉을 위해 TV광고 전면의 메인 모델로 다람쥐 캐릭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시장 3위 사업자인 보다폰 역시 ‘줄무늬 구리’라는 밤톨이 3남매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통신사들이 이렇게 캐릭터에 집중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캐릭터들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넘쳐나는 신상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상품 그 자체보다는 상품이 주는 상징적 의미나 이야기에 주목하게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통신 사업자와 소비자는 캐릭터를 매개로 해서 정서적 관계를 맺게 되고, 소비자는 재미있고 귀여운 캐릭터들에 몰입하면서 광고에 대한 선입견이나 부정적 요소들을 배제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효과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가 그저 시각적 요소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정서적인 이야기가 존재해야만 한다. au 사슴은 자신의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친구 캐릭터와의 매일매일 일상을 보여 주기도 하며, 도코모다케는 매일 휴대폰으로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고객들도 도코모다케에게 이런저런 질문과 요구들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요구는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회사나 브랜드에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캐릭터는 물론 제품과 브랜드 모두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한 환경을 갖게 된다.
특히 이동통신서비스의 상품, 요금 체계, 판촉, 광고를 하나로 연상시키는데 있어서 캐릭터만큼 좋은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 보다폰의 줄무늬 구리 3남매 캐릭터는 3가지 정액제 요금을 대표하기 위해 고안된 캐릭터이다. 6개의 도코모다케 역시 각각 정액제 요금상품을 대표하고 있으며 CF 모델, 스포츠마케팅의 경품, 온라인게임의 메인 캐릭터, 티셔츠, 슬리퍼 등의 판촉물, 라이센스를 통한 캐릭터 팬시제품 등에 광범위하게 등장하면서, 일관되게 “도코모만..(가능하다)‘라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카이 홀맨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LGT 가입자뿐만 아니라 경쟁사 가입자들에게까지도 호감을 주었던 캐릭터였고, 국내 통신 시장에서 성공한 캐릭터 1호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홀맨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걸음거리는 곧 소비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그의 탄생 스토리와 일상은 많은 10대들의 흥미거리가 되기도 했다. 홀맨이후 잠시 공백기가 있었지만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캐릭터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아니지만 최근 삼성전자도 UI 강화를 위해 ‘마이펫’ 등 휴대폰에 지능이 강화된 캐릭터가 살아있는 단말기들을 선보이고 있고, KT 메가패스 역시 ‘메가캣’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활용하여 나만의 인터넷 스토리를 전개하는 스토리 텔링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 추세이다.
<LG텔레콤의 카이 홀맨 캐릭터> <메가패스의 메가캣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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