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의 '블랙젤리 스토리', 휴식같은 웃음 선사
엽기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아도 만화는 재미있을 수 있다.
'휴식 같은 웃음'만 줄 수 있다면 인터넷에서는 하루 10만 페이지 뷰 기 록도 가능하다. 캐릭터 디자이너 김창한이 그린 '블랙젤리 스토리 '(스카이미디어·사진)는 바로 그렇게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잔잔한 스토리로 엮어 인터넷을 강타한 만화다.
주인공 '블랙젤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나쁜 습관'이라는 디렉토 리 안에서 '담배'라는 폴더를 삭제하려 한다. 그러나 컴퓨터는 ' 현재 사용중에 있어 삭제할 수 없다'고 답한다. "역시 쉬운 게 없 죠"라며 돌아보는 '블랙젤리'의 손에는 어느새 담배가 들려 있다.
이어지는 작가의 말. "'지각 3번에 하루치의 임금삭감'이라는 회사의 방침을 듣는 순간,늦잠자는 습관이 고쳐졌다. 역시 돈이 무 섭긴 무섭다.
'블랙젤리 스토리'는 작가 김창한이 2003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 www.blackjelly.net)에서 연재하고 있는 웹툰을 모은 책이다.
7년 동안 3번이나 이직한 작가의 체험에서 나오는 직장 생활 이야기와 평범하지만 친근감을 주는 사랑 이야기 등이 4~12컷의 그림 속 에 녹아 있다.
인터넷에 게시된 300편이 넘는 에피소드 가운데 이 번에는 100여 편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의 강점은 작가가 "어느 날 젤리를 먹다가 생각해냈다"는 캐릭터들. 고양이를 닮은 주인공 '켄찬'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성격 때문에 귀가 4개이고 여자 주인공 '바주'는 포 근한 마음씨 때문에 베개 모습이다. '조자르'는 괴팍한 캐릭터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뚱뚱한 병아리로 그렸다.
"일상 평범함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일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 의 생각 때문인지 '블랙젤리 스토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재 미있는 만화만 있는 줄 알았더니 마음속으로 들여다 보면 감동적 이에요.""지친 마음,쉬다 갑니다. "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2005.06.09일 김 종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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